누가복음 6장(1)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

안식일 논쟁의 시작
예수님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러 오셨습니다.
어제 말씀에서는 ‘공인된 죄인’이었던 세리 레위를 제자로 부르시고, 세리들과 함께 식사하시며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복음의 정신을 전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수님의 행보는 종교 지도자들과의 긴장을 불러왔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그 갈등이 *‘안식일 논쟁’*을 통해 본격적으로 드러납니다.
이 논쟁은 단순한 규례의 문제가 아니라, 새 포도주인 복음을 담을 수 없는 낡은 부대와 같은 당시 종교인들의 실상을 보여줍니다.
밀 이삭 사건
제자들의 행동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로 지나가실새 제자들이 이삭을 잘라 손으로 비비어 먹으니”(1절)
예수님과 제자들은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가다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이삭을 잘라 비벼 먹었습니다.
이는 율법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신명기 23장 24–25절에 따르면, 다른 이의 밭에서 배고픔을 채우는 행위는 허용되었습니다.
이는 가난한 자와 나그네를 위한 하나님의 사랑이 담긴 규정이었습니다.
율법의 근본정신
율법은 차가운 법률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배려의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밭 주인이 속으로 분노하며 억지로 참는다면, 율법을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너그러이 허락하는 것, 이것이 율법의 정신입니다.
하지만 바리새인들은 율법의 정신은 외면하고, 조항에만 집착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형식주의와 율법주의입니다.
바리새인의 문제 제기
“어찌하여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느냐”(2절)
바리새인들은 제자들의 행동을 추수·타작·키질로 규정하고 안식일 위반이라 주장합니다.
그 근거는 미쉬나에 기록된 39가지 안식일 금지 조항입니다.
하지만 이는 본래 율법에서 멀어진 사람의 전통일 뿐입니다.
예수님은 이에 대해 다윗이 진설병을 먹은 사건(삼상 21장)을 언급하십니다.
다윗은 굶주렸을 때 제사장만 먹을 수 있는 떡을 나누어 받았습니다.
이 예를 통해 예수님은 의식보다 정신, 규례보다 자비와 사랑이 우선임을 가르치십니다.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노라”(호 6:6)
율법의 핵심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입니다.
바리새인들은 이를 잊고 조문만 지켰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 점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안식일의 주인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니라”(5절)
안식일의 주인은 예수님이십니다.
즉, 안식일에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실 분은 율법의 주인이신 주님입니다.
바리새인들의 해석이 절대 기준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하셨습니다.
손 마른 사람 치유 사건
또 다른 안식일, 예수님은 회당에서 오른손이 마른 사람을 보십니다(6절).
그곳에는 예수님을 고발하려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들은 병자의 고통이나 하나님의 역사에는 관심이 없고, 예수님이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는지 엿보는 데에만 집중했습니다(7절).
예수님은 그들의 생각을 아셨지만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모든 이가 보는 앞에서 그의 손을 고치십니다.
안식일의 참된 의미
“내가 너희에게 묻노니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9절)
이 질문에 누구도 ‘악을 행하는 것이 옳다’고 대답할 수 없습니다.
안식일의 참된 정신은 선을 행하고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병자를 치유하는 일은 안식일을 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안식일을 온전히 지키는 일입니다.
그러나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대답하지 못하고, 오히려 예수를 해칠 방법을 의논합니다(11절).
그들의 마음은 진리를 깨닫지 못한 채 악을 도모하는 자들이 되어버렸습니다.
종교와 참 신앙의 차이
바리새인들은 병자의 고통에는 무관심했습니다.
누군가가 치유받았음에도 함께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관심은 오직 형식, 규칙, 고발할 증거뿐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겉모습이 아닌 마음의 중심을 보십니다.
겉만 그럴듯한 종교 행위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것이 종교와 참 신앙의 차이입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 6:8)
우리의 모습 돌아보기
참된 신앙은 형식이나 습관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중심으로 순종하는 삶입니다.
우리가 혹시 바리새인처럼 율법주의와 형식주의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 앞에서, 사랑과 자비, 생명을 살리는 신앙으로 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