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5장(1), 베드로-말씀에 의지한 순종과 사명의 시작

첫 제자들을 부르심
갈릴리에서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신 예수님은 가르치시고, 고치시고, 전파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은 베드로를 비롯한 어부 네 사람을 제자로 부르시는 장면입니다. 이들이 바로 예수님의 첫 제자들입니다.
요한복음에 따르면(요 1:36–42), 베드로와 안드레는 이미 예수님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분을 훌륭한 랍비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어부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사건을 통해 그들은 예수님이 단지 뛰어난 선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깨닫고 전적으로 따르게 됩니다.
호숫가에서의 가르침
1절에 예수님은 게네사렛 호숫가에서 말씀을 가르치십니다.
게네사렛 호수는 갈릴리 호수의 다른 이름으로, 비옥한 평야와 풍부한 농산물로 유명했습니다. 예수님은 회당뿐 아니라 산, 들, 호숫가 등 어디서든 사람들이 모이면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셨습니다.
많은 무리가 몰려 자리가 비좁아지자, 예수님은 베드로의 배에 오르셔서 물가에서 떨어진 곳에서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이미 예수님을 알고 있던 베드로는 기꺼이 배를 내어드렸을 것입니다.
아마 베드로는 속으로 뿌듯했을 것입니다. 유명한 랍비가 자기 배에서 가르치고 있었으니까요.
말씀에 의지한 순종
말씀을 마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예상 밖의 말씀을 하십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4절)
낮 시간의 깊은 곳은 어부들 사이에서 고기가 잡히지 않는 곳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베드로는 밤새 허탕을 치고 그물을 정리한 상태였습니다. 목수의 아들이 어부에게 조언하는 상황, 어부의 자존심으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요청이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5절)
이것은 큰 믿음의 확신이라기보다, “기대는 없지만 말씀을 무시할 수 없었던” 순종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깨닫다
베드로가 그물을 내리자,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고기가 잡힙니다. 두 배가 물고기로 가득 찼습니다.
베드로는 단순히 고기가 많이 잡혀서 놀란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어디에 고기가 있는지 정확히 아신다는 사실에 경악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예수님이 하나님이심을 어렴풋이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은 참새 한 마리도 허락 없이 떨어지지 않게 하시고, 들풀도 입히시며, 머리카락까지 세신 분이십니다(마 10장). 만물을 주관하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과 능력을 통해, 그분이 단순한 랍비가 아니라 신적 권위를 가지신 분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죄인임을 고백하다
놀란 베드로는 무릎을 꿇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8절)
이것은 하나님을 만난 모든 인간의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이사야도 성전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을 때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라고 고백했습니다(사 6:5).
하나님의 거룩함을 깨달을 때, 인간은 자신의 죄를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안다면, 단순한 존경이나 감탄을 넘어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자리로 나아가게 됩니다.
사람을 낚는 어부로
이때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10절)
예수님은 베드로를 물고기를 잡는 어부에서 사람을 낚는 어부로 부르십니다. 썩어 없어질 세상을 위해 살던 삶에서,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삶으로 부르신 것입니다.
말씀에 의지하는 순종
베드로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 상황으로 볼 때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말씀에 의지하여 순종했습니다.
우리도 때로는 확신이 없고 상황이 맞지 않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해 한 걸음을 내딛을 때, 그곳에서 주님을 깊이 만나고 새로운 부르심을 경험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