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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3장(1), 세례 요한의 사명: 주의 길을 준비하라

18년의 침묵 뒤에 시작된 새로운 시대

본문 읽기 눅 3:1~14

누가복음은 2장에서 3장으로 넘어가며 12살 소년이던 예수님이 서른 살 성인이 되기까지의 18년을 단 한 장으로 건너뜁니다.
이제 예수님의 공생애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입니다. 누가는 이 중요한 전환을 정치적·종교적 배경 설명으로 열어갑니다.

요한

로마의 통치 아래 놓인 유대 땅

예수님이 태어날 당시 황제는 아구스도였지만, 지금은 디베료(티베리우스) 황제가 즉위한 지 15년째 되는 때였습니다.
유대 지역은 로마의 직속령으로 총독 본디오 빌라도가 통치했고, 갈릴리는 헤롯, 그 외 지역은 빌립과 루사니아가 분봉 왕으로 다스렸습니다.

유독 유대만 로마가 직접 총독을 파견한 이유는, 이곳이 반란의 위험이 높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분봉왕 아켈라오가 다스렸지만 그의 폭정으로 폭동이 일어나자 로마는 그를 폐위하고 빌라도를 보내 직접 통치하게 했습니다. 이로써 유대는 더욱 철저히 로마의 감시 아래 놓이게 됩니다.



종교 권력의 타락

그 시기의 대제사장은 가야바였지만, 누가는 ‘안나스와 가야바가 대제사장일 때’라고 기록합니다.
안나스는 가야바의 장인이자 전임 대제사장으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대제사장직은 더 이상 아론의 자손에게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로마 총독의 정치적 판단과 뇌물에 의해 결정되는 자리로 변질되었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신앙보다 권력에 더 가까웠습니다.



권력과 탐욕이 뒤엉킨 시대

이 시기의 정치와 종교는 인간의 권력, 탐욕, 이익이 얽혀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지도자들은 각자의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했고, 백성들은 억눌린 삶 속에서 메시아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때에 세례 요한이 등장합니다.



세례 요한의 사명: 주의 길을 준비하라

요한은 요단강 부근에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했습니다(3절). 이는 이사야의 예언이 성취되는 장면이었으며, 그의 사명은 단 하나 ― 주의 길을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왕이 방문하기 전에 길을 닦고 치우는 것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정돈하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외식적 신앙에 대한 날 선 경고

세례를 받으러 나온 무리에게 요한은 “독사의 자식들아”라고 외칩니다(7절).
그들이 진심으로 회개하지 않고, 세례 자체만으로 죄 사함을 얻을 수 있다고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요한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혈통적 특권을 내세우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하나님은 돌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을 만들 수 있으니,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말합니다(8절). 진정한 회개는 눈에 보이는 형식이 아니라 마음과 삶의 방향이 바뀌는 것입니다.



회개의 열매는 일상의 변화

무리들이 “무엇을 해야 하리이까?”라고 묻자(11–14절), 요한은 구체적인 삶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 가진 것을 나누어 이웃의 필요를 채울 것
  • 세리와 군인은 권력을 남용해 이익을 취하지 말 것

이것은 단순한 도덕적 조언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인 욕망을 내려놓는 회개의 실천이었습니다.



진짜 회개는 욕심을 내려놓는 일

성전에 제사 드리거나 금식하는 일보다, 자기 욕심을 버리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그러나 진정 회개한 사람에게는 성령이 주시는 새로운 소욕, 즉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납니다(갈 5:17). 이것이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삶입니다.



성령의 소욕을 따라 사는 결단

우리는 이미 세례를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지만, 여전히 육체의 소욕과 싸우는 존재입니다.
다시금 결단해야 합니다. 성령이 주시는 선한 욕망을 따라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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